2009년 1월 27일 수요일 새벽 3시 43분
[엄마]
내 방이 덥습니다. 무거운 공기 때문인지 가슴이 답답합니다. 나는 오늘도 아버지에게 글을 적지 못했습니다. 내일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연약한 내 마음이 원망스럽지만 잠을 이루기 위해서는, 아프지 않기 위해서는, 내가 살기 위해서는 이 방법 밖에 아는 바가 없습니다. 도피. 수억만리를 사이에 두고도, 십일개월을 흘러 보냈는데도 원죄와 같이 씻을 수 없는 내 가족에 대한 마음의 짐은 가벼워 질 줄 모릅니다. 때때로 고아의 마음을 상상해 봅니다. 그를 버린 부모에 대한 슬픔과 분노가 어떤 것일지 생각해 봅니다. 자식을 버린 부모의 마음은 어떠한 것일지 그려봅니다. 내가 가족을 떠나는 것을 또한 생각해 봅니다. 자식을 버린 부모와 같이 나도 용서받지 못할 수치스러움과 죄스러움에 시달리며 살아야 할까요? 내게서 버려진 내 가족은 버림받은 슬픔과 역정에 평생 아파해야 할까요? 마음이 금새 약해집니다. 나는 누구도 다치게 하고 싶지 않기에 천천히 죽는 길을 택하고 말았습니다. 얼마나 죽음에 가깝게 치달아야 내가 이 끈을 놓을 수 있게 될까요? 나는 가족이 그립지 않아요. 보고싶지 않습니다.
나는 고장난 축음기 위를 달리며 짧은 구간을 반복하는 음악의 한 소절처럼 자꾸만 내 머릿속을 스쳐가는 내 어머니의 얼굴을 지어내려 고개를 서레 젓습니다. 나는 내 마음이 그녀의 얼굴로 인해 약해지는 것을 허락하고 싶지 않아요. 왜 나의 어머니는 그토록 많이 울어야 했을까요? 내 어머니의 모습이 저 멀리로부터 천천히 내게로 다가옵니다. 그녀의 얼굴이 뚜렷해지려 하면 나는 눈물로 얼룩진 그 흉상을 보기 싫어 다시 고개를 젓습니다. 머릿속의 상이 지워지고 검은 바탕 위로 다시 같은 모습의 그녀가 멀리로부터 소리없이 다가옵니다. 나는 밀어냅니다. 그녀가 다시 다가옵니다. 나는 지워냅니다. 그녀가 다시 그려집니다. ‘엄마, 울지마…’ 또렷해진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내가 한 마디 건내봅니다. 내 뺨 위로 그녀의 눈물이 흐릅니다. 소금보다 짠 절은 눈물이 내 양 볼을 따끔거리게 합니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