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29일 목요일 오후 5시경.
[Ben과 나 그리고 책]
다시 어제와 같은 카페를 찾았다. 벤은 그레이엄 그린의 ‘문제의 중심’을 읽는다. 벤이 때때로 읽기를 멈추고 자기가 좋아하는 구절을 내게 읋어준다. 나는 고개를 끄덕여 그에 동의한다. 벤은 보통 때보다 한 시간 늦게 잠 자리에 드는 것을 허락받은 일곱살박이 마냥 신이 낫다.
“난 어느 여성 작가도 그런 문장들을 지어내는 것을 상상할 수가 없어요. 마지막 대여섯 문장들은 정말 ‘남자’의 언어로 쓰여진 것 같아요,” 내가 말한다.
벤은 이미 내가 남성성을 시기하는 것을 알고 씨익 웃는다. 벤은 칠공 페이지쯤에서 잠시 멈추더니 내게 재밌는 구절을 읽어준다. 중심 인물이 서아프리카의 캠프에 도착한 새로운 영국인에게 그 곳의 바퀴벌레를 견뎌내는 방법을 소개하는 부분이다. 그는 ‘바퀴벌레 사냥 게임’을 고안해 내고, 매일 그가 잡거나 죽인 바퀴벌레의 수를 벽 한 중앙 스코어 보드에 기록을 한다. 그는 가로 줄에 ‘잡은 놈’, ‘변기에 내린 놈’이라 쓰고 그 아래로 날짜별 스코어를 쭉 적는다. 최고의 날에 그는 ‘잡은 놈’ 아래에 9, ‘변기에 내린 놈’ 아래에 5라는 숫자를 각각 기록했다. 그가 신참에게 말한다. ‘’잡은 놈’과 ‘변기에 내린 놈’ 사이에는 엄연한 차이가 있지. 네 손으로 죽인 놈과 죽이지 못한 놈을 같은 것으로 취급하는 건 반칙이나 다름 없다구. 마침 자네가 새로 왔으니 한 날을 잡아 친선 경기를 벌이는 것도 재밌겠군. 내 자네에게 연습할 시간을 좀 주지. 나는 닷새 동안 사냥을 않겠네. 게임은 취침 전 단 오분 간일세.’
벤은 책에서 눈을 떼고 키득 거리며 웃는다. 그는 맛있는 음식을 한 입 더 먹으려는 배고픈 사람처럼 다시 마음의 양식으로 눈을 돌린다. 벤은 그의 검은 노트북을 꺼내어 두어 문장을 끄적 거려본다.
순간 나와 벤이 어떻게 다른 사람인가를 설명해 줄 수 있는 한 예가 생각났다. 그것은 나와 벤이 책을 다루는 태도이다. 나는 좋아하는 책에 나의 손떼를 여러겹 묻히고 싶어한다. 나는 책장 위로 생각을 입히고, 그림을 그리고, 마음의 길을 들인다. 읽기를 마친 나의 책들은 나로 인해 낡아지고, 오랜 것이 되고, 파괴된다. 반면 벤은 갓 태어난 아기를 안 듯 책을 다룬다. 여린 아기의 고개가 뒤로 젖혀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한 손으로 그 목을 받치듯 그는 책장을 세게 넘기는 법이 없다. 그는 책의 어느 한 곳을 자국이 남도록 뒤로 젖히거나 평평하게 펴는 법이 없다. 그는 페이지 한 구석을 세모로 접는 법도 없고, 연필로 연하게 표시를 하는 법도 없다. 그에게 각각의 책은 르부르에 전시된 보호 유리 속 진품의 모나리자와 같은 것이다. 책을 쥔 그의 손은 언어의 예술에 대한 경외와 작가 앞에서의 겸손으로 그 얼마나 조심스럽고 두렵게 움직이는지.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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